전선업계가 연쇄적인 과징금 폭탄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4월 중 전원회의를 열어 한전이 과거 발주한 전력선 구매 입찰에서 전선업체 34곳이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등 제재를 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 2월 유통대리점 판매 가격 담합 등 4건의 담합 사건에 대해 총 56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맞은 전선업계는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초 3월 중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있어 4월 이후로 회의를 연기했다”며 “구체적인 제재 규모에 대해선 아직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한전 입찰에서 일어난 담합 행위는 대상 기간이 무려 8년에 달해 총 과징금 액수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안팎에서 예상하는 과징금은 약 700억원 내외. 여기서 어느 정도 경감을 받는다고 해도 전기계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가뜩이나 전기동 등 원자재 값 폭등과 물량 감소로 유례없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잇따른 과징금 조치는 전선업계를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국내 대형 로펌을 총 동원해 공정위 조사에 대응해왔으나 초기 조사에 대한 안일한 대처, ‘리니언시(leniency,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를 노린 무분별한 자진신고 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충격적인 결과 앞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전선 담합 사건의 경우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그쳤지만, 이번 에는 한전에 케이블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모두 연루돼 앞으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한 기업은 지난달 과징금 부과액이 지난해 전선사업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의 절반을 넘었다.
최소한의 마진을 위해 부득이하게 취해진 담합행위가 마치 폭리를 취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는 것도 전선업계로서는 치명적이다.
지난 2009년부터 ▲한전 광섬유복합가공지선(송전탑 피뢰침용 전선) 입찰 담합 ▲하동화력발전소 케이블 입찰 담합 ▲KT 광케이블 등 민·관수 4개 입찰 담합 등 연달아 터지는 담합사건으로 업계의 이미지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공정위의 리니언시에 대한 불합리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니언시는 자진신고시 처벌을 감면해주는 ‘특례’제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담합의 혜택이 가장 큰 대형 업체들이 리니언시로 혜택마저 누리는 경우가 많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전선도 지난 2월 제재를 받은 4건의 담합에서 모두 대기업들이 리니언시 1, 2순위 혜택을 받았다. 1순위는 과징금 전액을, 2순위는 50%를 감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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